디자인에서 이미지는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어떤 레이아웃, 서체, 색상을 쓴다 해도 결국 사용자의 시선을 가장 먼저 끄는 건 이미지입니다. 브랜드의 인상을 좌우하고, 사용자 경험의 첫인상을 만들어내는 요소죠.
그래서 저는 단순히 '이미지를 예쁘게 생성한다'는 수준을 넘어서, 디렉터의 시선으로 장면을 설계하고 표현하는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많은 디자이너들이 Midjourney나 Adobe Firefly 같은 툴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저는 유행에 편승하기보다는 실제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이미지 생성 실력을 기르고 싶었습니다.
프롬프트를 대충 넣고 운 좋게 나온 이미지를 쓰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장면을 명확하게 언어로 설명하고 설계할 수 있는 감각. 그게 결국 디자이너로서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선 우선 좋은 장면을 구성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영화 연출 책인 『VISION: Color and Composition for Film』을 통해 감독들이 어떻게 구도와 조명, 배경을 설계하는지 먼저 공부했습니다.
이후 GPT와 함께 프롬프트를 다듬으며, 주제 - 구도 - 스타일 이라는 세 가지 틀로 하나의 장면을 텍스트로 정확히 묘사하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툴 연습이 아니라, 고전 회화나 문학작품에서 장면을 묘사하는 방식과도 유사합니다. 실제로 거장 감독들의 작업 방식이나 회화적 연출 기법은 이러한 이미지 생성 도구의 설계 원리와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미지 생성 툴을 쓰지 않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명확한 목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무언가를 만들긴 해야겠는데, 뭘 만들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으면 툴을 열어도 손이 잘 가지 않죠.
그래서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떠올려봤습니다. 그게 바로 바다와 애플 브랜드였습니다.
바다의 고요함과 애플의 정제된 디자인이 만나면 어떤 장면이 될까? 그 상상을 바탕으로 ‘바다 위에 떠 있는 유리 박스형 애플스토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프롬프트를 구조화했습니다.
이미지를 만든다는 건 단순히 ‘예쁜 것’을 뽑아내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인상을 만들고 싶은지를 명확히 인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돌고 돌아 가장 중요한 건, 수많은 이미지와 장면, 글을 보는 눈과 그걸 언어로 풀어내는 힘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Midjourney는 그 연습을 하기 위한 좋은 실험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툴 사용법을 넘어, 디자인을 연출하는 힘을 기르고 싶은 분들에게 이런 방식의 이미지 묘사 연습을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연습으로 또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 보겠습니다.